
*♣* 저 홀로 꽃등이여 *♣*
/ 향린 박미리
거리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벙글어져도 적막만이 흐르는 쓸쓸한 봄날이여 꽃 보며 웃던 꽃 같은 모습들, 봇물처럼 터져 나던 그날의 상춘객들 하나도 보이질 않네
사람과 사람 사이를 띄워야 하는 2020년의 봄, 지구를 강타한 코로나 중에도 벚꽃은 저리도 흐드러졌건만
벗도 없이 환호도 없이 애처로이 깜박이는 저 홀로 꽃등이여
그대와 나
꽃으로 어우러지고파도 못 가고 못 보는 이 처지 꽃들은 알까
발은 있으되 오도 가도 못하는 답답한 이 마음 꽃들도 이해할 테지 그래도 참 미안하구나 빛처럼 머물다 갈 너를
너 홀로 웃게 해서
|