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오찌 누레바,(濡れた落ち葉)젖은 낙엽
일본의 주부들은 직장에서 정년퇴직을 하고 집안 에 죽치고 들어앉은 늙은 남편을 ‘오치누레바(濡れた落ち葉)’라고 부른다고 한다.
우리말로는 ‘젖은 낙엽’ 이라는 뜻이다.
마른 낙엽은 산들 바람에 도 잘 날아가지만 젖은 낙엽은 한번 눌어 붙으면 빗자루로 쓸어도 땅 바닥 에서 떨어질 줄 모른다.
‘오치누레바’라는 말은 집안에서 정년퇴직 후의 늙은 남편을 부인이 밖으 로 쓸어내고 싶어도 착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으니 부담스런 존재라는 뜻 이지만,
당사자인 우리 노인들 에게는 심히 모욕적인 표현이다.
노령 인구가 기하급수적 으로 늘어나는 현실을 감안하면
‘젖은 낙엽’신세의 노인 들은 앞으로도 대폭 늘어 나게 될 것이다.
그러기 때문에 노인들도 계속 존경을 받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.
독일이 낳은 위대한 문호 괴테는 74세 때 19세 소녀인 울리께와 뜨거운 사랑을 나눠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.
일본의 100세 시인 할머니 ‘시바다도요’는 92세 때 아들의 권유로 시(詩) 쓰기를 시작해서
99세에 기념비적인 ‘약해지지 마’라는 시집을 발간해 150만 부의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.
●‘살아 있어 좋았어 살아 있기만 해도 좋은 것이니 약해지지 마라는 내용의 시바다 도요의 시는 노인들의 삶에 큰 용기를 주고 있다.
그러니 노인들이여, 늙었다고 절대 기죽지 말고 체념하지도 말자. ‘나도 할 수 있다’는 자신감과 용기를 잃지 말아야 한다.
꿈까지 잃게 되면 ‘젖은 낙엽’ 신세로 전락해 외롭고 긴 인생 여정의 막다른 길로 내몰리게 된다.
인생의 빛깔은 아침 보다 황혼이 더욱 찬란한 법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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