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진리로 바라보는 나는 무아(無我)입니다.
이때 무아를 보려면 청정한 마음이 되어야 합니다.
하지만 일반 사람들은 탐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에 쌓여
내가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.
이 중생으로서의 나도 인정해야 합니다.
나는 오온으로 물거품 같고 아지랑이 같고
풀잎에 맺힌 이슬과도 같지만
그래도 순간순간 자신의 행동과 말과 생각을
‘알아차림’하는 주체가 있음을 분명히 압니다.
이것을 부인할 수 없는 것입니다.
이를 부인하면 수행도 부질없는 물거품 같은 것이 되고 맙니다.
그러므로 나는 나일 수밖에 없는 나를 받아들여야 합니다.
한 없이 약하고 삼독에 물들기 쉬운 나를 받아들여야 합니다.
아울러 삼독에서 벗어나기를 처절하게 바라는 나도 인정해야 합니다.
왜냐하면 결국 나는 나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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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가 아닌 나는 결코 나일 수가 없습니다.
내가 나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나라고 하는 존재의 기본구도가
성립될 수 없습니다.
무슨 일이나 나를 받아들이는 것으로부터 출발할 때
삶의 바른 구도가 성립됩니다.
내가 나일 수밖에 없는 것을 받아들일 때 남에 대해서도 관대하게 됩니다.
내가 나를 받아들일 때 남이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을 존중합니다.
나를 받아들이는 것은 대 긍정입니다.
있는 그대로의 나를 부정하고서는 어떤 가능성도 성립될 수 없습니다.
나를 받아들일 때 열등의식을 갖거나 나를 학대하지 않습니다.
내가 나를 받아들이는 것은
나를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것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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염불행자는 염불하는 나도 인정하고 알아차림하며
탐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일으키는 나도 ‘알아차림’합니다.
탐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진리를 향해가는
나도 ‘알아차림’합니다.
또한 번뇌가 사라져 마음 청정을 이루는 나도 ‘알아차림’합니다.
행복도 불행도 다 마음으로 짓는 도리도 인정하고
보시와 지계 인욕 그리고 정진과 선정에 들어
지혜를 내는 나도 ‘알아차림’합니다.
그러므로 나의 모든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.
감사합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