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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스크랩] 내 것이 아니었다

라인 빌 2020. 9. 27. 14:28

내 것이 아니었다

애지중지 키워 논 자식들 
다 떠나니 내 것이 아니었다.

꼬깃꼬깃 숨겨 논 옷장속 지폐들
사용하지 않으니 내 것이 아니었다.

긴 머리칼 빗어 넘기며 
미소짓던 거울 속 멋쟁이는 
늙으니 내 것이 아니었다.

나는 큰방, 아내는 작은방
몸은 남이 되고 말만 섞는 아내도
내 것이 아니었다.

서로 좋아서 만나
밥먹고 술 마시며 
늦도록 함께 한 친구도
손 흔들고 돌아서니
내 것이 아니었다.

칠십인생 살아 보니 
내 것은 없고,
빚만 남은 빚쟁이처럼
디기 서럽고 처량하다.

내 것이라곤 없으니 
잃을 것도 숨길 것도 없다 
병없이 탈없이 살아도 
길어야 십년이다.

생각해 보니
그나마 좋은 건 친구였다! 
좋아서 손잡아 흔들어 주고
웃고 말하며 시간을 잊게 해주니 
서로에게 좋은 말해주고 
기운나게 하고 
돌아서면 보고싶고 그리운 사람
그는 친구였다.

친구야
건강해야해~~~♡ 

            

             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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