어느 여름날, 만공 스님이 사람들과 수박 공양을 할 때 일이다. 때마침 근처 나무에 앉은
매미가 요란스레 울기에 스님은 사람들에게 이런 제안을 했다.
"수박 잔치를 합시다. 매미를 잡은 사람에게는 수박 값을 안 받고, 매미를 못잡은
사람에게는 서푼을 받겠소"
말이 무섭게 한 사람이 매미 소리를 냈다. 그러자 스님이 말했다.
"매미를 못잡았으니 서푼을 내시게"
이내 또 다른 사람이 "여기 진짜 매미를 잡아 왔습니다"하고 손을 펼쳤다. 하지만 스님은
"자네도 서푼을 내시게"라고 했다. 이에 곁에 있던 이가 느닷없이 스님 등을 탁 치며
"매미 잡았습니다"라고 말했다. 스님은 이번에도 "서푼을 내시게"라고 할 뿐이었다.
그때 제자 보월이 외출했다 돌아왔다. 스님이 방금 전의 일을 들려주며
"자네는어덯게 하겠는가?" 묻자 보월은 주머니에서 서푼을 꺼냈다.
그제야 스님은 웃으며 "매미를 잡은 사람은 보월이네!"라고 했다.
스님의 내기는 그저 수박 살 돈을 마련하기 위한 의도에 지나지 않았다.
보월은 스님의 말에 얽매이지 않고 속에 담긴 뜻을 꿰뚫어 본 것이다.
(퍼 왔습니다)